2012년 9월 10일 월요일

City of God

신에게 버림 받은 도시. 법보단 총과 마약이 더 가까운 도시. 역설적이게도 그 도시의 별명은 '신의 도시'이다. 사실 얼마전 인터넷을 통해 브라질 빈민가의 심각한 치안상태에 대해 접했었다. 중무장한 범죄조직들로 인해 시가지 내부에서는 조직들간의 총격전, 그들을 소탕하려는 공권력과의 전쟁이 만연했다.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라는 듯이 사살당한 조직원 시체옆을 지나가는 주민의 모습, 총격전이 일어나는 상황을 구경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내가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시티 오브 갓'은 브라질의 빈민가에서 일어나는 갱들간의 전쟁의 시작과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하게 된 고민은 '저 도시를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였다. 동전들고 군것질하러 슈퍼에 뛰어가야할 어린아이들이 총이나 돌멩이를 들고 단체로 가게를 털고, 강도 짓을 하고, 심지어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는 비정상적인 폭력이 가득한 도시는 왜 그렇게 되었을까? 어린아이들이 범죄에 익숙해지며 자라나는 환경도 문제일 것이고, 범죄를 제대로 막지 못하는 공권력(또는 부패하여 막지 않는 공권력)이 문제일 것이고, 마약 등의 범죄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구입하는 시민들도 문제이고, 빈민 생활을 벗어나기 위한 쉬운 방법이 보이지 않아 범죄의 유혹에 빠지도록 하는 사회도 문제일 수 있겠다. 쉽지 않은 문제이고, 얽혀있는 요소가 너무 많아 브라질 정부에서도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겠지.. 치안 유지에 있어서의 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한 편 이런 대형 범죄 조직은 마약과 같은 '경제 활동'과 연관이 있으므로 그런 경제 활동의 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정말 모든 것이 '돈'과 연관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새삼스레 하게 되었다.

영화는 도시를 주름잡던 갱의 두목이 어린 아이들의 총에 맞아 죽고, 그 어린아이들이 미래의 갱으로 자라날 것이라는 암시를 주면서 끝난다. 범죄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다시 이어질 것이라는 결말을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한편으론, 몇년 뒤로 다가온 브라질 월드컵,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어떻게 치뤄질지, 두 스포츠 행사를 계기로 브라질이 개선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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