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6일 목요일
일지매 - 고우영
일지매 (전 8 권) - 고우영 글, 그림
고우영의 일지매를 읽었다. 고등학교 시절 십팔사략을 읽고 고우영 화백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우연히 학교 도서관을 돌아다니다 이 책을 발견하고 읽기 시작하였다. 만화책이라고 금방 읽을줄 알았는데 얇은 책에 내용이 가득가득해 의외로 오랜시간 읽은 책이다. 인물들이 제각각 개성이 뚜렷하고 이야기에서의 맡은 역할들을 잘 해나가는 느낌이었다. 이야기의 흐름도 지루할 새 없이 하나의 주제가 다음 주제로 다른 사건으로 물흐르듯 이어지면서 눈을 떼지 못하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다. 또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도 생각해볼만한 거리를 주고, 결말에서는 깊은 여운까지 남긴다.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전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활동한 일지매의 활약상을 보다보면 일지매의 놀라운 능력에도 흥미를 느끼지만 나는 그보다도 그 당시 백성들의 기구한 삶에 눈길이 갔다. 잘못한 것 하나 없이 가난하게 살던 백성들이 권력 다툼에 의해 파리목숨처럼 억울하게 죽어가는 모습, 그렇게 당하면서도 일지매라는 '의적'에게밖에 도움 받을 곳이 없는 상황들을 보다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생긴다. 이미 평생을 써도 다 못쓸 만큼의 재산과 누구 부럽지 않을 권력을 가졌음에도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다는 것을 증명하기로도 하듯 계속 탐욕을 부리는 권력층들의 모습을 보다보면 그런 사람들을 가차없이 벌하는 일지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고우영의 다른 작품들도 하나씩 다 읽어봐야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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